1.
오늘은 그다지 좋은 날이 아니었다. 힘겹게 준비하던 발표 준비가 휴강으로 무산된 것이나 도서관에 구입신청했던 책이 증발한 것 외에도 좋은 날은 아니었다. 어쩔 수 없는 것 같다. 미련스럽게도 오늘이 목에 걸려 잘 풀리지 않았다. 오늘 너의 생일을 축하해 줘야 할지, 널 만나 내가 좋았던 적이 없으니 너의 탄생을 거부해야하는지 알 수 없었지만 명확한 것은 나는 오늘이 참 힘들었다는 것이다. 며칠전부터 시름시름 기운을 잃고, 오늘을 보고 왜 그런지 어렴풋하게 이유를 알 것 같았다. 그래, 나는 아직도 네 생각을 한다. 지웠다, 이젠 끝이다, 절대 다시 보지 않는다, 우리는 다르다 그렇게 말해왔지만 ㅡ 나는 여전히 가끔, 널 생각한다.
2.
누가 명절은 즐겁다 했던가. 명절 증후군은 주부와 노처녀만 얻는 것이 아니다. 어정쩡한 연령의 여자들도 앓는다. 날 붙들고 취직이니, 연애니, 졸업이니 말할 친척들을 생각하니, 아직 출발도 하지 않았는데 머리가 아프다. 날 아직도 초등학생 보듯 하는 부모님의 꾸지람에 별 수 없이 동행해야 하지만, 몸은 가는데 마음이 가지 않는다는 말을 직접 실천하고 있다.
3.
오늘 수업시간에 나의 의견을 같이 수업을 듣는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 할 기회가 있었다. 복학한 후 모르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은 앞에서 말하는 것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. 어찌저찌 말은 했지만, 긴장으로 배가 아팠다. 위장이 배배꼬이는 것처럼 아픈 배를 쥐고 한참이나 어이가 없었다. 난 그래도 백여명에 가까운 사람들의 앞에서 발표한 적도 있고, 십여명의 사람들 앞에서 발표한 적도 있다. 나는 그 스릴과 긴장을 즐겼고, 그 순간 날 자랑스럽게 여긴 적도 있었다. 그런데 고작 수업 발표만으로 이렇게 반응하다니. 나는 점점 작아지고, 주변은 점점 높아지는 것 같아 마음이 답답했다.















덧글
WindFlower 2009/10/01 03:13 # 답글
저도 올해 이 근무가 끝나니 뭐할꺼냐는 질문이 밀려들것같아 걱정이에요차라리 '뭐할꺼냐' 고 물어봐주세요. '애인은 있냐' 묻지마시고요 엉엉 ㅠ
DearJ 2009/10/04 19:18 #
앗, 저에겐 뭐할꺼냐고 묻지 않으셨음 좋겠어요......라지만 어김없이 듣고 왔답니다 ㄱ-
2009/10/05 13:54 # 답글
비공개 덧글입니다.
DearJ 2009/10/08 18:30 #
ㅇㅅㅇ..